집에서 톱질을 하면 톱밥이 날리니까 밖에 나왔지
힘들게 나무를 썰고 있었어
나무 한토막을 다 자르고 드디어 꿀같은 휴식을 즐기고 있는데
저기 어떤 아저씨가 가로수 밑 어둑어둑한 곳에 서서 날 바라보고 있는거야
아저씨는 멀찍이 서서 날 바라보다가 나한테 말없이 삿대질을 하기 시작했어
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가만히 지켜봤지
아 내 손에 든 톱이 무서워서 일까? 난 퍼뜩 톱을 바닥에 내려놓았어
그렇지만 그 아저씨는 움직이지 않았지
그렇게 서로 지켜본지 1분쯤 됐을까?
난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싶어 전화기를 꺼내 전화를 했지
하지만 그 아저씨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
그래서 난 지나가라는 손짓을 했어 친절하게 백화점의 주차요원이 하듯이 말야
비로소 그 아저씨는 세발짝을 앞으로 나와 오렌지등에 자기 모습을 드러냈어
머리가 희끗희끗한 초로의 아저씨였어
그런데 그 아저씨는 다시 거기에 머물러서 나를 노려보았어
나는 그 아저씨를 신경쓰느라 통 전화에 집중할 수 없어서 전화를 끊고서 그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어
"지나 가시죠."
"아까 손에든 게 뭐야?"
마치 인질범과 협상하는 말투로 그아저씨가 쏘아붙였어
"여기 사시는 분이십니까?"
"아니야. 근데 아까 그게 뭐냐고."
아저씨는 한층 더 다급하게 말을 이었어
난 하릴없이 톱을 다시 손에 쥐어 잘 보이게 했지 그리고대답했어
"톱이에요. 가구 수리하고 있었습니다. 지나 가시죠."
그렇지만 그 아저씨는 다시 큰소리로 말을 할뿐 움직이지 않았어
"왜 지금 그걸 들고있는건가?"
내가 다시 자세히 설명하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그는 다급히 소리쳤어 내려놔 내려놔 내려놔
난 점점 화가나기 시작했어 1000원짜리 조악한 톱자루에 무슨 불만이 저렇게 많은지 짜증이 났지
난 톱을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고 물었어
"밤에 가구 수리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?"
"그건 흉기아닌가? 그걸 밤에 들고 있으면 어쩌냔 말이야."
난 더 이상 할말이 남아있지 않았어 조악한 톱에 지레 질려놓고는 흉기라고 몰아붙이는 이 사람은 대체 뭘까!
난 실소했지 그리고 말했어
"아무 일 없습니다. 가구를 고치고 있었어요. 지나가셔도 됩니다."
그제서야 그 아저씨는 발을 떼기 시작했어 네걸음에 한번씩 뒤를 돌아보면서.
난 기분이 많이 나빠졌지 집에 들어와 구석에 쳐박힌 담배를 꺼냈어
그리곤 다시 밖에 나와 나머지 하나를 마저 톱질하기 시작했지
그때였어
뚝
얇은 톱날이 부러져나갔어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